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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공지 등록일 2018-09-27 11:17:56
제목 공무원 ‘비상근무’의 현황과 문제점
첨부파일 hwp 180921_통합노조_비상근무상황근무보고서_최종.hwp (9.45 MB)


공무원 ‘비상근무’의 현황과 문제점


이종수 노무사(노무법인 화평,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객원연구위원)

박기산 공공노총 정책국장 · 김경용 통합노조 정책국장

   


1. 서론

공무원의 비상근무는 전시·사변 등 비상사태, 태풍·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이 발생하면 발동될 수 있다. 비상근무 발령은 국가 안보, 국민의 생명·안전을 지키기 위한 목적에서 제도가 유지되어 왔다. 헌법은 공무원이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헌법 제7조)고 밝히고 있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지위로부터 일반 근로자와 구별되는 여러 가지 책임과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성실의무(국가공무원법 제56조), 복종의 의무(동법 제57조), 직장이탈 금지의무(동법 제58조), 친절·공정의 의무(동법 제59조), 영리업무 및 겸직금지 의무(동법 제64조)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공무원은 당직 및 비상근무에 응할 의무가 부여된다(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5조, 지방공무원 복무규정 제2조의2 내지 제2조의5).



비상근무는 전시·사변, 천재지변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한 경우 또는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에 발령되기 때문에 통상적 근무를 전제로 하는 근무시간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통상적 근무라면 복무규정상 근무시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겠지만, 비상근무에서는 근무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특히 자녀를 둔 여성공무원이나 휴식이 있는 삶을 원하는 공무원들은 비상근무제도의 오·남용 가능성에 많은 경고를 보낸 바 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비상근무제와 관련한 청원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공무원으로서 주민들이 시급할 때 최일선에 있어야 함은 마땅하지만 비상소집시 주말포함 1시간 내 응소 및 주야간도 없이 말 그대로 비상에 응해야하는 애엄마로서의 저는 참 난감합니다 그나마 남편이 집에 있어주면 고맙지만 남편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의 비상에 매번 맞춰줄 수도 없고 그럴 때 진짜 말 그대로 비상이라 각종 보육제도 이용도 불가합니다. 엄마로 인한 아이의 비상상황을 도대체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나마 비상소집에 응하여 주민들을 도울 수 있다면 일에 보람으로 그 상황들을 만회해 보려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비상소집으로 허탈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올 때가 한두번이 아니니 속이 상합니다. 비상소집은 응당 해야할 일이니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제 가족의 비상상황대책도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은 대책은 커녕 니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고 무조건적인 희생만을 가족들에게까지 짐 지우고 있으니 이는 참 아픈 일입니다. (청원시작 2017-12-12  청원마감 2018-01-11)


지방직 공무원들은 무슨 산불대기, 눈이나 태풍이 오면 주민센터에 출근해야 하고 비상대기나 구청이나 시청 가면 당직도 서야 하고 너무 힘이 듭니다... 정부가 앞장서서 워라벨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공무원들을 혹사시키고 그러면 공무원들 자체가 워라벨이 되지 않습니다...그리고 공무원들도 근로자이고 휴식을 취할 권리가 있는데 이런 걸 정부가 빼앗아 가버리면 정부가 추진하는 근로시간 단축의 개혁에 모순이 생겨버립니다. 정부가 솔선수범해서 워라벨을 구축해야 하는데 공무원들이 혹사당하고 있는데 과연 사기업이나 민간에서 그런 걸 지킬까요? (중략) 그리고 공무원들에게 행사 동원을 강요하고 하는 지자체들이나 정부조직들이 많습니다....이건 너무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일반적인 일을 하기에도 너무 힘든데 이런 행사까지도 동원이 되면 정말 공무원 혹사당하는 것입니다. (청원시작 2018-03-11 청원마감 2018-04-10)


산불대비 비상근무를 수행하는 지방공무원에 대해 국가공무원과는 달리 시간외수당 상한시간을 적용하는 것은 '국가공무원법' 2조3항이 정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합니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산불비상근무에 투입돼 온종일 근무해도 1일 4시간 시간당 8천~9천원 근무수당만 지급 받습니다. 이뿐 아니라 지자체 공무원들은 초과근무 수당도 월 최고 57시간으로 규정돼 있어 이를 초과할 경우 산불비상근무에 투입돼 온종일 근무해도 초과근무수당을 한푼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합니다. (청원시작 2018-04-13, 청원마감 2018-05-13)


공무원의 비상근무는 국가적 재난에 대응하여 공공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도입되었다는 점에서 일응 정당성 및 합리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실제 운영과정에서 제도취지에 반하여 공무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노동자로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가 침해되었다는 비판과 문제점이 제기되므로 비상근무 실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비상근무제도와 관련해서 제기되는 문제점을 살펴보면, 첫째 발령사유의 남용 문제이다. 전시·사변·천재지변 등 실제로 공공의 안전과 생명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사안에서 비상근무 발령은 정당하겠지만, 지역 축제나 산불예방감시업무, 해수욕장 안전관리, 명절기간 민원처리 등 전시·사변·천재지변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까지 비상근무를 발동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둘째 발령사유의 긴급성 및 중대성 문제이다. 국가공무원복무규정에서 정하는 제1호 내지 제3호까지 비상근무가 실제 전시·사변 등을 전제로 한 데 반해 비상근무제4호는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서 규정한 경우 외에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발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비교적 경미한 사안에 대하여 비상근무를 발동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고, 이로 인해 공무원들의 불필요한 희생이 발생하고 있다. 셋째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이다. 현행 비상근무관련 법령에서는 비상근무로 복무한 시간에 대해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한다는 점에 대해 명확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실제 근무시간에 관계없이 1일 4시간을 한도로 초과근무수당이 지급되는 상황이다. 야간이나 휴일에 이루어지는 비상근무에 대해 너무 적은 보상이 이루어지면서 지자체 등 행정기관으로서는 저렴한 비용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인건비측면에서 행정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당사자인 공무원들로서는 통상적 근무나 봉사가 아니라 ‘희생’을 강요당하는 상황이 계속될 우려가 있다. 


2. 법적 근거

가. 비상근무 발령

국가공무원 당직 및 비상근무 규칙과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비상근무란 비상사태의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또는 비상사태에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발령된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칙’과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비상근무는 아래와 같은 기준에 따라 발령된다.



나. 시간외수당 지급

1) 일반원칙

공무원의 수당에 관하여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근무명령에 따라 규정된 근무시간 외에 근무한 공무원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하는데, 시간외근무수당이 지급되는 근무명령 시간은 1일에 4시간, 1개월에 57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다만 ‘현업공무원등’과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라 비상근무를 하는 공무원, 그 밖의 불가피한 사유로 인사혁신처장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시간외근무명령을 하는 경우에는 실제 시간외근무시간에 따라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
시간외근무수당에 관하여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인사혁신처예규 제56호, 2018. 7. 3.)’에서 자세히 정하고 있는데, 현업공무원이 아닌 경우 일반적으로 시간외근무명령은 1일 4시간, 월 57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시간외근무수당의 지급도 이 기준내에서 가능하다. 예컨대 총 4시간 시간외근무를 발령한 경우라도 공무원의 실제 시간외근무시간이 2시간인 경우에는 해당 2시간을 유효한 시간외근무 발령시간으로 산정하며, 휴일 및 토요일에 총 4시간 시간외 근무명령을 사전승인 받은 공무원이 출근 후 퇴근할 때까지 6시간을 근무한 경우에는 4시간만 유효한 시간외근무시간으로 인정된다(상한시간 적용).


2) 상한시간 적용예외

공무원이 하루 6시간의 시간외근무를 한 경우라도 시간외수당을 4시간만 지급할 수 있는 것은 대통령령인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5조제4항에 근거를 둔다. 이러한 지급제한이 공무원의 시간외근무를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지만, 한편 공무원과 그가 속한 기관 스스로 시간외근무를 자제하도록 하는 유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비상근무는 상황에 따라 불가피하게 초과근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기관의 노력만으로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없음에도 그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공무원 보수 등 업무지침’에 의하면 하루 4시간, 월 57시간의 상한을 적용하지 않는 예외사유가 규정되어 있다.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액은 매 시간에 대해 산식(「봉급기준액 × 1/209 × 150%」)을 적용·산정한다.


3) 국가인권위원회 결정

국가인권위원회는 2013년 진정사건(13진정0719900)에서, 산불대비 비상근무를 한 지방자치단체공무원과 국가공무원(산립청 공무원)사이에 차별적 수당지급에 대해 그 시정을 명령한 바 있다. 즉 인권위는 정부가 매년 실시하는 산불대비 비상근무시 국가공무원에 대해서는 시간외수당 상한시간을 적용하지 않으나 지방공무원에 대해서는 상한시간을 적용하고 있으므로, 동일한 근무를 하면서 신분에 따라 시간외 수당의 인정범위가 다른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므로 시간외수당 상한시간 적용에 차이가 없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 사건에서 산림청 소속 공무원과 각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의 산불대비 비상근무 활동은 아래 표와 같은데, 인권위는 비상근무시간의 양적인 측면이나 근무내용에 있어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다. 휴무의 부여

각급 기관장은 비상근무 제1호∼제4호에 따라 비상근무를 한 공무원에게 일정시간 휴무하게 할 수 있고, 별도 근무지침에 따라 토요일 및 공휴일에 비상근무한 경우 대체휴무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국가공무원 복무규칙 제40조).


3. 비상근무와 수당지급 실태

가. 비상근무 실태

1) 조사방법

이번 조사에서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은 전국 191개 지방자치단체에 질의서를 발송하여 비상근무 실태를 파악하고자 하였고, 이중 53개 기관으로부터 답변서를 받을 수 있었다. 질의서에 포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질의에 대한 기관의 답변은 서술형으로 작성되었는데 통계분석을 위해 답변내용을 구조화·객관식화 하여 코딩하고 이를 분석하였다.


■ 지자체별 지방공무원 복무 조례(당직 및 비상근무)
■ 지자체별 비상근무 발령 횟수 (2013년부터 2017년까지)
■ 지자체별 어떤 경우에 비상을 발령하는가? (각 천재지변, 전염병, 축제 등)
■ 지자체별 비상 발령은 보통 어떤 경로를 통해 거는가? (내부전산망, 공문 등)
■ "4시간 미만" 발령 횟수와 "4시간 이상" 발령 횟수(2013년부터 2017년까지)
■ "4시간 미만" 발령의 근거규정과 "4시간 이상" 발령의 근거규정
■ 지자체별 비상근무 시 대체휴무(1일 기준) 사용 횟수(2013년부터 2017년까지)
■ 지자체별 비상근무수당을 어떤 규정에 근거하여 지급하고 있는가?
■ 4시간 미만 비상근무수당은 어떻게 지급되고 있는가?
■ 4시간 이상 비상근무수당은 어떻게 지급되고 있는가?


나. 표본의 특성

본 조사에서 응답한 53개 지방자치단체 중 1개 기관은 광역 자치단체이고, 나머지 52개 기관은 기초자치단체이다. 지역별로는 경상·부산·울산이 23개(43.4%)로 가장 많고, 경기인천강원 11개(20.8%), 전라·제주 9개(17.0%)이다.




본 조사에서 자치단체별 복무조례 및 비상근무관련 근거를 요청한 결과 50개 기관이 별첨 등 방법으로 제출하였고(94.3%), 나머지 3개 기관은 응답하지 않았다.


다. 비상근무 발령횟수와 시간

기관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비상근무 발령 횟수를 기재하도록 한 결과 43개 기관이 응답하였다. 기관별 발령횟수는 0회부터 281회까지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고 평균은 52.4회로 나타났다.


기관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비상근무 발령에 대해 4시간 미만과 4시간 이상으로 구분하여 횟수를 질문한 결과, 4시간 미만은 평균 9.45회, 4시간 이상은 45.82회로 ‘4시간 이상’인 비상근무의 비중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비상근무 발령횟수와 시간의 편차가 큰 이유는 비상근무 사유를 예측하기 어렵고, 기간과 경과시간 등이 간헐적·장기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각기 다른 사유에 따른 비상근무가 연이어 걸리게 되는, 이른바 비상근무의 중첩문제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한여름철에 폭염경보가 발생하는 경우 수방경보도 함께 발생하여, 물놀이 안전관리, 식중독 발생 등의 비상근무가 함께 동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비상근무의 장기화에 따른 노동강도 및 업무피로도 문제가 심각하며, 비상근무로 인해 본연의 업무 수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비상기간의 비상근무자는 본연의 업무와 동시에 비상근무 업무도 함께 수행해야 하는 24시간 업무에 돌입하며, 그 기간(예를 들어 폭염경보 및 특보 00일째)동안에는 육아양육 등의 일상생활 자체를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만일 태풍이 온다고 하면, 비상근무자들은 며칠 기간을 대비해야 하며, 비상 해지가 될 때까지는 집에 들어갈 시간조차 없다. AI(조류독감), 눈피해, 지진발생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비상근무시의 운영체계에 대한 인력운용방식에 대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라. 비상근무 발령 사유

질문에서 비상근무 사유를 기재하도록 하고, 이를 8개 사유로 정리하여 코딩한 후 다중응답 방식으로 분석하였다(1.전시·북한도발위협, 2.훈련(을지연급,재난안전), 3.재난상황(강설,폭염,폭우,산불), 4.전염병·가축방역, 5.관련규정이 정하는 경우 및 상급기관 공문,  6.상황실 운영, 7.축제(해수욕장관리), 8.명절기간 민원처리).
그 결과 재난상황(강설·폭염·폭우·산불)이라는 응답이 41개 기관(40.6%)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전염병·가축방역 21개 기관(20.8%), 전시·북한도발위협 9개기관(8.9%), 훈련(을지·재난안전) 9개 기관(8.9%) 의 순이었다. 축제(해수욕장관리)는 7개 기관, 명절기간은 4개 기관으로 나타났다.




비상근무 발령사유가 이처럼 다양한 것을 보더라도, 현행 비상근무제도하에서 비상근무 발동 사유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축제 및 피서철, 명절대비, 상황실 운영 등의 사유 발생시 공무원의 근무가 필요할 수 있으나, 비상근무 관련 규정에는 비상근무 제3호와 제4호 “그 밖의 긴급상황” 혹은 “그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 명시되어 있을 뿐 명확한 근거가 없다.
때문에 비상근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축제 및 피서철, 명절대비의 업무는 정기적인 연례행사 안에서 발생되는 업무라 할 수 있으며, 사전에 계획과 기획을 갖춰 운영될 수 있는 일상적인 업무로 치환이 가능하다. 연례적이고 행사적인 단순 업무 동원의 경우에 그 근거지침으로서 비상근무 및 비상근무지침을 따라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마. 비상근무활동

비상근무 발령이 어떤 경로로 이루어지는지 질문하고 이를 다중응답 방식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공문에 의한 발령이 44개로 가장 많고(45.8%), 다음으로 문자발송 26개(27.1%), 내부전산망 21개(21.9%)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중응답 방식의 분석이므로 공문과 문자발송, 내부전산망을 동시에 활용하는 기관도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근무는 그 특성에 기인하여 신속한 발령지시와 비상근무 업무지시 및 빠른 업무처리를 목적으로 다양한 매개체를 동시다발적으로 이용한다. 따라서 비상근무기간에는 주야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24시간 지시명령을 대기해야 한다. 개인 카톡(kakao talk)이나, 밴드(band), 문자메시지를 통한 업무지시 및 업무보고를 비롯하여, 휴일이나 주말에 상관없이 정해진 시간에 따라 상부에 매일 보고를 해야 하는 ‘제로리포트’를 작성해야 한다.




보통 비상근무 당사자는 본연의 업무와 함께 비상근무업무를 함께 담당한다. 비상근무활동은 아래 표에 제시된 “폭염”상황을 가정하여 폭염대책 비상근무업무 수행할 경우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폭염경보 및 특보가 발생되면 비상소집이 되고, 폭염종합대책 추진계획에 따라 비상근무에 돌입하게 된다. 이때 전달체계를 구축하여 폭염피해 상황 접수 및 지원, 폭염상황 전파홍보, 일일상황 보고 등을 진행하게 된다. 비상근무부서는 비상근무업무에 따라 팀단위별 비상연락망(개인휴대폰)을 구축하고, 단체 카카오톡 혹은 밴드 매체를 통해 비상근무 현장에서 세부적인 업무수행을 보고하고 지시를 받는다.
비상근무자들은 현장으로 출근하게 되어, 비상대기나 당직을 서야 하기 때문에 교대근무 및 순번을 정하여 각 비상상황에 대처해야 하고, 또 본연의 업무수행과 더불어 비상근무 업무수행을 실시간으로 지시받는 전달체계에 속해 있어 업무피로도 및 노이로제, 업무스트레스가 매우 높다. 비상근무가 장기화 될 경우에는 비상근무자들의 업무과중과 현장인력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결국 본연의 업무처리가 지장을 받는 등 공무수행의 질적 저하와 공무원의 사기저하가 발생하게 된다. 즉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나, 비상근무활동이 장기화될 경우 행정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불가피하게 발생하게 된다.


바. 비상근무 참여자에 대한 보상

현행 법령상 비상근무에 참여한 공무원에 대해 휴무를 부여하거나 시간외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 조사결과 휴무를 부여한다고 응답한 기관은 27개(50.9%), 부여하지 않는다는 기관은 12개(22.6%), 파악하기 어렵다는 기관은 6개(11.3%)로 나타났다.



한편 비상근무에 참여한 공무원에 대해 시간외수당을 지급한다는 응답은 43개 기관(81.1%)이고, 지급하지 않는 경우는 1개 기관, 기타(무응답) 7개 기관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시간외수당과 휴무를 선택적으로 부여한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휴무를 제외한 시간외수당만 지급하는 기관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근무시간이 4시간 미만인 경우와 4시간 이상인 경우로 나누어 수당지급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질문한 결과. 4시간 미만의 비상근무는 대부분 시간외수당으로 지급된다. 한편 4시간 이상의 비상근무는 재해·재난으로 인한 경우에 상한시간 적용제외로 시간외수당이 지급되나 재해·재난이 아닌 경우에는 상한시간 적용으로 시간외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


4. 문제점

공무원은 정해진 근무시간 이외에 근무를 초과해서 근무할 경우 초과근무시간에 포함된다. 초과근무시간의 종류에는 시간외근무, 야간근무, 휴일근무, 관리업무(4급 이상 공무원)이 있으며, 이 각각은 초과근무수당이 지급되고 있다. 공무원 비상근무의 본질적인 문제는 여기에 있다. 과연 공무원 비상근무를 ‘초과근무’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가의 여부이다. 통상 공무원 비상근무의 개념적 범주는 위 초과근무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지만, 비상근무수당 지급은 초과근무 기준에 맞춰 지급하고 있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초과근무”의 본 취지는 공무원 스스로의 본업무가 정해진 근무시간(일 8시간)외에 부득이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본 업무의 연장선에서 업무시간이 발생될 때, 1.5배 가산을 통해 생계·생활시간을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이다. 즉, 초과근무는 본래 정해진 근무시간을 가급적 준수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보조적 수단이었다. 그러나 공무원의 본업무가 사실상 “비상근무”를 동반할 경우는 어떠한가? 대다수 공무원들은 본업무와 함께 비상근무에 돌입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공무원 일선 현장을 반영하는 비상근무의 제도적 뒷받침이 아직 부족한 의미이다.


가. 비상근무의 근무조건에 관한 법적 근거 부족

공무원 비상근무에 관한 근거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5조, 지방공무원 복무규정 제2조의2 내지 제2조의5에서 규정한다. 그러나 헌법 제32조가 ‘국가는 근로의 의무의 내용과 조건을 민주주의원칙에 따라 법률로 정한다’,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 등에서 근무시간 및 비상근무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지 아니하고 대통령령에서 이를 정한 것은 근로의 의무와 내용 및 조건을 법률로 정하도록 한 헌법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여 진다.


나. 비상근무 종류 및 발령기준의 모호성

‘국가공무원 복무규칙’과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서 정하는 비상근무 발령기준을 살펴보면, 비상근무 제4호는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서 규정한 경우 외에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경우 및 재해․재난이나 그 밖의 긴급상황 발생 등으로 비상근무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기준이 모호하다. 제4호에 근거한다면 당장 중대·명백한 위협과 위험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비상근무 발령이 가능하게 된다. 비상근무가 불필요하게 발령될 경우 공무원의 체력과 사기를 저하시키고, 결국 대국민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다. 각 기관이 정하는 비상근무 발령기준의 문제점

지방자치단체 등 각급 기관이 정하는 비상발령의 사유를 보면 천재지변, 산불대비, 전염병과 방역, 축제 및 해수욕장 안전관리, 명절기간 등이 포함된다. 우선 천재지변(호우, 태풍, 폭설 등)과 전염병 및 방역, 산불대비 등이 비상근무의 발령기준에 일응 부합할 수 있으나, 만약 매년 정기적으로 일정시기에 반복되어 사전예방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이를 비상근무로 대처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비상근무’를 다르게 정의하면, 한정된 공무원 인적자원을 통상적 업무가 아니라 위급한 상황에서 급박하게 요구되는 다른 업무에 투입하는 것이며, 기본적으로 공무원의 희생에 기초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매년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천재지변, 방역활동, 산불대비 등 활동은 원천적으로 비상근무 발령 사유에서 제외하고, 민간위탁이나 해당 업무의 충원을 통해 해결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라. 비상근무에 대한 보상수준의 문제점

조사결과를 보면, 비상근무에 대해 정부는 하루 4시간, 월 57시간 이내에서 비상근무에 대해 보상하고 있고, 각급 기관들도 이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상근무가 4시간을 초과해서 발령된다는 점에서 현재 보상체계는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4시간 미만의 비상근무의 경우에는 시간외근무수당의 적용을 통해 1시간 제외 지급이거나, 미지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부서별 자체 예산을 측정하여 수당으로 지급하는 경우 등 비상근무수당 지급기준이 기관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여 현장일선에서는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비상근무의 장기화와 중첩된 비상근무 발생시 이에 대한 일관성 있는 보상체계의 수립이 필요하며, 이는 비상근무에 대한 체계적인 통합시스템 구성 및 운영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5. 개선방안

첫째, 공무원 비상근무의 근무조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여 비상근무의 발령사유, 절차, 책임, 보상 등을 분명하게 명시할 필요가 있다. 비상근무의 근거와 보상방법에 관해 국가공무원법, 국가공무원복무규정 등에서 정하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등이 정하는 ‘비상근무의 발령기준’중 ‘비상근무 제4호’를 폐지하고 명확한 비상근무 발령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현행 비상근무 발령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비상근무의 필요성(긴급성과 중대성) 판단기준을 제시하는 등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새로운 기준이 마련된 후, 비상근무의 필요성이 부인되는 업무들에 대해서는 일상업무로 전환이 필요하다. 정례적으로 행사를 지원하는 업무, 매년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업무 등은 일상 업무로 전환하고, 인력증원과 민간위탁 등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새로운 기준에 따라 비상근무 발령이 필요한 업무의 경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중앙정부 또는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상시적으로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각종 자연재해와 방역 업무 등에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별도의 조직과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비상근무의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일반 공무원들의 동원을 최소화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다섯째, 비상근무수당 지급에 대한 합리적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무원의 비상근무에 대하여 현재 하루 4시간, 월57시간이라는 상한을 적용하고 있으나, 비상근무로 인한 공무원의 피로도 증가와 워라밸(일·가정 양립)의 침해 등을 고려하면 합리적 기준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비상근무수당 지급기준을 ‘공무원 보수규정’ 등에 명시하고, 비상근무 발령 사유와 근무시간에 따른 합당한 수당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 도입과정에 공무원노조의 참여와 협의절차 준수도 필요하다. 


종합해 볼 때, 그동안 정부는 비상근무제도를 통해 공무원들의 봉사와 헌신을  당연시하였고, 공무원들의 희생을 제도화 하였다. 그러나 비상근무제도의 남용이 단기적으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공무원의 사기저하와 심신의 피로증가로 인해 대국민 서비스의 질은 저하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귀결될 것이다.
정부는 ‘노동존중사회 실현’(63번)을 국정과제로 제시하였고, 특히 공무원의 ‘초과근무감축 등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개선’(국정과제 9번)을 약속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공무원의 초과근무를 유발하고 일·가정양립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비상근무는 최소화하고 비상근무시간에 대해 정당한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정부가 ‘모범 사용자’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타당하다. 수십년간 계속된 불합리한 비상근무제도의 개선을 통해 공직사회에서 ‘노동존중사회’와 ‘일·생활의 균형(워라밸)’이 이루어지길, 그래서 국민의 봉사자로서 공무원의 역할이 신장되고 대국민서비스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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